[독서] '팔다'에서 '팔리다'로_미즈노 마나부
'다움'은 '안'에 있다
다움'은 자신 안에 있습니다.
유행하는 무엇이나 빌려온 아름다움으로 곱게 단장하여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것은 기업이나 상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나 상품의 '다움'은 그 기업과 상품 자신 안에 있습니다.
2019년은 내 인생에서 역대급으로 독서를 많이 하자는 다짐을 마음 한켠에 했었다.
그러던 중, 브랜딩에 대한 책을 읽고싶어서 검색을 하다가 굉장히 직관적인 제목의 책이 눈에 띄었다.
제목은 '팔다'에서 '팔리다'로..
능동에서 수동태로 문장의 태가 전환되고, 판매자에서 고객으로 관점이 이동된 듯한,
제목은 책 내용을 고스란히 말해주는 것 같다.
일본의 다양한 산업에서 디자이너로 활약 중인 미즈노 마나부가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브랜딩 디자인'이란 주제로 여러차례 진행한 강의 내용을 글로 엮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그 강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수시로 들었던 것 같다.
책에서는 디자인적 관점과 사고방식은 앞으로 어떤 일에 종사하더라도 분명 필요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디자인과 거의 무관한 대학의 캠퍼스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디자인 강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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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라는 것은 그 물건이 지닌 개성이나 특징, 독특한 멋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이런 뜻을 종합해봤을 때
저는 '브랜드란 '-다움'이다'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p28
하나의 커다란 돌이 아니라 작은 자갈들이 미묘하게 균형을 맞추며 힘겹게 쌓여 하나의 산을 만들어가는 것,
브랜드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돌 하나하나가 무엇인가 하면, 상품 그 자체이거나 패키지디자인이거나 광고이거나 혹은
매장의 공간디자인과 같은, 그 기업의 모든 산출물입니다. 기업이 만들고 드러내는 산출물이 브랜드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브랜드란 보이는 방식을 컨트롤하는 것이다.' p29~p30
디자인이라는 영역에서 센스를 발휘한다는 것은 소위 '집적된 디자인에 관한 지식을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센스를 갈고닦는 방법 세 가지, '대표상품'과 '기본상품'을 파악한다.' , '유행을 찾는다' , '공통점을 찾는다' p53
브랜드파워가 있는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가 본 바로는 그 조건은 세 가지 입니다.
한 가지는 '최고경영자의 크리에이티브 감각이 뛰어나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경영자의 '우뇌'로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초빙하여, 경영적 판단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경영진 직속으로 '크리에이티브 전담팀'이 있다' 입니다. p88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은 나름의 규칙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브랜딩 또한 그러한 규칙과 방법이 있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은 것 같다.
디자이너로서 제안을 할 수 있는 용기와 각오에 대해 작성한 에필로그는
'디자인의 디자인'에서 하라켄야가 말하는 디자이너의 사명감에 대한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았고,
지하철 의자에 앉아 그 구절을 읽던 나는 책을 덮어두고서 그 울림을 잠시 느꼈던 아침이 기억난다.
쉬운 구성과 표현때문인지, 다소 가볍게 읽어나갔던 것 같은데
디자이너로서 일을 임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의외의 묵직함이 은은하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