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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 '팔다'에서 '팔리다'로_미즈노 마나부
    [문화생활]감성을 그리다./종이책 2019. 3. 20. 00:31






    '다움'은 '안'에 있다

    다움'은 자신 안에 있습니다. 

    유행하는 무엇이나 빌려온 아름다움으로 곱게 단장하여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것은 기업이나 상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나 상품의 '다움'은 그 기업과 상품 자신 안에 있습니다.




    2019년은 내 인생에서 역대급으로 독서를 많이 하자는 다짐을 마음 한켠에 했었다.

    그러던 중, 브랜딩에 대한 책을 읽고싶어서 검색을 하다가 굉장히 직관적인 제목의 책이 눈에 띄었다.

    제목은 '팔다'에서 '팔리다'로..

    능동에서 수동태로 문장의 태가 전환되고, 판매자에서 고객으로 관점이 이동된 듯한,

    제목은 책 내용을 고스란히 말해주는 것 같다.


    일본의 다양한 산업에서 디자이너로 활약 중인 미즈노 마나부가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브랜딩 디자인'이란 주제로 여러차례 진행한 강의 내용을 글로 엮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그 강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수시로 들었던 것 같다.

    책에서는 디자인적 관점과 사고방식은 앞으로 어떤 일에 종사하더라도 분명 필요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디자인과 거의 무관한 대학의 캠퍼스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디자인 강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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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라는 것은 그 물건이 지닌 개성이나 특징, 독특한 멋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이런 뜻을 종합해봤을 때

    저는 '브랜드란 '-다움'이다'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p28



    하나의 커다란 돌이 아니라 작은 자갈들이 미묘하게 균형을 맞추며 힘겹게 쌓여 하나의 산을 만들어가는 것, 

    브랜드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돌 하나하나가 무엇인가 하면, 상품 그 자체이거나 패키지디자인이거나 광고이거나 혹은

    매장의 공간디자인과 같은, 그 기업의 모든 산출물입니다. 기업이 만들고 드러내는 산출물이 브랜드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브랜드란 보이는 방식을 컨트롤하는 것이다.'  p29~p30



    디자인이라는 영역에서 센스를 발휘한다는 것은 소위 '집적된 디자인에 관한 지식을 기반으로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센스를 갈고닦는 방법 세 가지,  '대표상품'과 '기본상품'을 파악한다.' , '유행을 찾는다' , '공통점을 찾는다'  p53



    브랜드파워가 있는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가 본 바로는 그 조건은 세 가지 입니다.

    한 가지는 '최고경영자의 크리에이티브 감각이 뛰어나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경영자의 '우뇌'로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초빙하여, 경영적 판단을 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경영진 직속으로 '크리에이티브 전담팀'이 있다' 입니다.  p88



    기업의 역사와 나라, 두 가지만으로도 굉장한 재산입니다. 그러나 저는 당시의 나카가와 마사시치 상점이
    그것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했던 일. 그것은 의뢰받지도 않은 제안이었습니다.  p103


    콘셉트는 팀을 움직여가는 '지도'이므로 일부러 쉬운 말을 사용해서 오해가 없도록 했습니다.  p105


    브랜딩에 관여할 때는 가장 먼저 경영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지향하는 바를 정확히 공유할 수 없으면
    브랜딩 방향이 잘못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기업의 '목적'과 '대의'입니다.  p115


    대의는 기업의 '다움'이라는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지침이 되고, 무엇보다 직원들이 '자신이 중요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갖도록 해줍니다.  p118


    확실히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과 상품의 보이는 방식을 컨트롤하는 것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아름답거나 생김새가
    멋져야만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기업이나 사업의 목적을 완수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것이고, 대의에 충실해야만 합니다.
    그 목적과 대의를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서도, 경영과 디자인의 거리감이 가까운 것이 좋습니다.   p124


    유행을 그대로 반영하거나, 어찌 되었든 현대적으로 아름답게 만들면 그것으로 좋은 것일까라는 것.
    그런 방법으로 성공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잘 안 됩니다.
    왜냐하면 브랜딩을 고민할 때 중요한 것은 '어울리는 옷을 입는다'이기 때문입니다.   p130


    궁극의 프레젠테이션은 프레젠테이션이 필요 없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정된 시간 내에서 서로를 떠보려고 이야기하기보다는, 몇 번이라도 이마를 맞대고
    서로 토론하며 진행하는 편이 서로에게 분명 플러스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p159


    제안이라기보다는 대화인 셈이지요. 조금이라도 뭔가 결단하게끔 하는 말투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요컨대 테크닉이 아닙니다. 평소대로 이야기할 뿐입니다. 만약 요령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을 자신 이상으로 보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을 자신 이상으로 보이려고 하면 긴장하게 됩니다. 긴장하면 평소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평소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면 전달될 것도 전달되지 않습니다.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좋은 구실을 대려 하거나 교묘하게 해보려는 생각은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자신은 어차피 자신일 뿐이라며 정색하고 나서면, 생각했던 것을 간곡히 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분명 좋은 프레젠테이션이 될 것입니다.  p191


    에필로그
    '디자인을 다루는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각오가 필요하다'를 가르쳐주고자 합니다. 그것은 뭔가 '옳은 것을 관철할 각오'입니다. 
    수주자와 발주자의 관계로 만족하며 클라이언트가 바라는 대로 동의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파트너라고 한다면 틀렸다고 생각할 때에는 명확히 이것을 지적해야만 합니다. 
    반대 의견을 말하면 상대방이 싫어할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일의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도 겁내지 말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각오가 디자이너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필요합니다.
    그 '옳음'은 독선적이거나 즉흥적인 생각이어선 안 됩니다.  p2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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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은 나름의 규칙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브랜딩 또한 그러한 규칙과 방법이 있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은 것 같다.

    디자이너로서 제안을 할 수 있는 용기와 각오에 대해 작성한 에필로그는

    '디자인의 디자인'에서 하라켄야가 말하는 디자이너의 사명감에 대한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았고,

    지하철 의자에 앉아 그 구절을 읽던 나는 책을 덮어두고서 그 울림을 잠시 느꼈던 아침이 기억난다. 


    쉬운 구성과 표현때문인지, 다소 가볍게 읽어나갔던 것 같은데

    디자이너로서 일을 임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는 의외의 묵직함이 은은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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